본문 바로가기
영화 소개

든 자리는 몰라도 빈자리는 안다, 이터널 선샤인

by 은이스토리 2022. 10. 24.
728x90

 

영화 정보

 

개봉일 : 2004년 3월 19일 (한국 개봉일 : 2005년 11월 10일)

감독 : 미셸 공드리

각본 : 찰리 카우프먼, 미셸 공드리, 피에르 비스무스

기획 : 조르주 베르망, 글렌 윌리엄슨

제작 : 안토니 브레그먼, 데이비드 L.부셸, 출티브 골린, 찰리 카우프먼, 마이클 잭맨

출연 : 짐 캐리, 케이트 윈슬렛, 커스틴 던스트, 마크 러팔로, 일라이저 우드 등

 

 

줄거리

조엘 바리시(짐 캐리)는 발렌타인 데이에 회사에 가려다 충동적으로 몬토크로 가는 기차를 탄다. 추운 몬토크의 해변을 거니는 조엘. 조엘은 자신의 일기를 꺼내 본다. 2년 만에 처음 꺼내 보는 것 같다. 군데군데 찢겨있기도 하다. 

거기서 머리를 파란색으로 물들인 특이한 혹은 특별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.  클레멘타인은 자신의 이름을 말하며 농담하지 말라고 하지만 조엘은 그 유명한 클레멘타인 노래도 모른다. 이야기를 나누며 둘은 서로 끌린다.

 

조엘과 클레멘타인은 원래 연인이었다. 그러나 서로 상극인 둘은 힘든 연애를 해오다가 클레멘타인이 너무 지쳐버린 나머지 기억을 지워주는 병원인 라쿠나에서 자신의 기억 속 조엘을 지운 것. 깊은 배신감과 당혹감을 느낀 조엘은 자신도 라쿠나에서 클레멘타인의 기억을 지운다. 클레멘타인과의 기억을 지우는 꿈 속의 내용이 영화의 많은 부분을 이루고 있다. 클레멘타인과의 추억과 사랑했던 모든 기억들을 하나하나 밟아가며, 또 잃어버리게 되는 조엘. 

 

기억을 다 지워낸 조엘은 클레멘타인을 처음 만난 곳인 몬토크로 충동적으로 이끌린다. 기억은 지워냈지만 잊히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을까? 그리고 영화의 첫 부분과 이어진다. 

둘은 서로에 대한 기억과 험담이 담긴 테이프를 받는다. 서로가 사랑했었던 연인이었고 거기서 둘 다 도망쳤다는 충격적인 사실. 그러나 그들은 서로 다시 사랑하기로 한다. 

 

 

내 멋대로 영화평

 

영화가 처음 시작하면 짐 캐리가 서럽게 우는 장면이 먼저 나온다. 나에게는 아직 조엘이 아닌 짐 캐리라 조금 당황스러웠다. 짐 캐리는 영화 [마스크], [에이스벤츄라] 등 코믹한 이미지가 강한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였기 때문이다. 그러나 그 이후 조엘 그 자체로 보게 되어 전혀 이질감이 없었다. 역시 대배우.

기억을 지운다는건 좋은걸까? 마음이 편안해지는걸까? 내게 소중한 것이 떠나간다고 해도 그 기억마저 없는게 나에게 행복할까? 

누군가, 방송 PD였던가. 그 사람이 말했다. 연애란 그 사람의 세계까지 내 세계를 확장시키는거라고. 내가 제대로 기억하는지는 모르겠다. 

전에 했던 연애에서는 차라리 그 기억을 지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. 깊게 생각해본 것은 아니었지만 그 기억 자체가 나에게 악몽이었다. 그러나 이터널 선샤인 영화를 접하고 나서 기억의 소중함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. 그 기억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 간다는 게 틀린 말이 아니었다. 힘들 당시엔 악몽이어도 지나고 나면 추억이고 웃을 수 있는 이야깃거리다. 지금도 전의 연애를 생각해보면 주먹이 꽉 쥐어질 때도 있지만 보통은 내가 그땐 그랬었지, 나도 잘못했었지, 하고 생각한다. 서로의 노력으로 연애를 이어 나갔었구나, 그것마저 사랑이었구나.

조엘은 자신의 기억을 지우면서 큰 후회를 한다. 기억이 지워진다는 건 인생이 지워지는 거나 다름없다고 느껴진다. 그 사람과 같이 걷고 닦았던 내 길이 송두리째 사라져 난 알 수 없는 길 위에 서 있게 되는 게 아닐까? 감정을 지울 수는 없으니 쌓아온 감정은 있는데 그 기억은 없다면 그건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일까?

가끔 사람은 왜 사람인지 궁금해진다. 경험으로 쌓은 데이터들이 나를 구성하고 있는 거라면, 나는 그저 유기체로 이루어진 인공지능이나 다름없지 않나? 너무 멀리 간 생각이긴 하다.

전전 연애까지만 해도 실연 후엔 이터널 선샤인을 꼭 봤었다. 어두운 방에서 커피 한잔을 끓여 놓고 포근하게 혹은 시원하게 온도를 맞춰놓은 후 울고 웃으면서 한편을 꼭 다 봤다. 짐 캐리의 웃는 모습이 좋고, 특별하고 특이한 케이트 윈슬렛도 사랑스럽고 키얼스틴 던스트도 내 마음을 저릿하게 만들었다. 그렇게 다 보고 나면 마음이 후련해지면서 전 연인의 기억이 그렇게 악몽 같지 않았다. 안고 가야 할 내 추억이 되었다. 또한 끝나지 않은 감정은 다 해소할 때까지 남아 있는 것도 알게 되었다. 사람의 인연은 감정의 해소에 따라 이루어 지는 것 같다. 극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. 

728x90

댓글